클래식공감워너클래식 절대명반
1897년 설립되어 세계에서 가장 긴 레코딩 역사를 간직한 ‘그라모폰 컴퍼니’ (후에 EMI Classics으로 레이블 변경, 2013년 워너 클래식에 인수)가 자랑하는, 역사를 빛낸 전설의 레코딩들을 소개합니다!
글 / 김경수 (음악 칼럼니스트)
#1파블로 카잘스 (Pablo Casals)
‘역사상 최초로 바흐의 무반주 첼로 모음곡을 녹음’한 카잘스 이래 많은 첼리스트들이 녹음했지만, 아직까지도 이 곡의 최고 명연으로는 카잘스의 이 녹음이 손꼽히고 있다. 1938년 녹음된 이 최초의 연주는, 지금은 저작권의 만료로 인해 여러 음반사에서 복각하여 재발매하기도 하지만, 오리지널 레코딩의 존엄을 간직한 음반은 바로 이 앨범 뿐이다.
#2야사 하이페츠 (Jascha Heifetz)
파가니니 이후 그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던 완벽한 테크닉을 구사한 거장이자 전설적인 비르투오조 바이올리니스트의 대명사로 열정적인 연주와 수많은 레퍼토리로를 남긴 야사 하이페츠의 바흐 무반주 바이올린 소나타와 파르티타 앨범.
#3알버트 슈바이처 (Albert Schweitzer)
노벨 평화상을 받은 아프리카의 성자 알베르트 슈바이처는 의사로서의 활동 외에도 다양한 천재성을 보여주었던 인물. 철학박사와 신학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오르간 연주가로서도 많은 재능을 보여주었는데, 파리 바흐 협회의 오르간 연주자로 활동하기도 했다. 알베르트 슈바이처가 1935년에 녹음한 이 앨범은 그 자체로 역사적인 음반이다.
#4에드빈 피셔 (Edwin Fischer)
에드빈 피셔는 독일 피아노 전통을 이어받아 지적인 구성력을 앞세운 스타일의 연주를 들려주었으며, 기교적이기보다는 운치와 풍격을 갖춘 해석을 들려주었던 연주자였다. 특히 바흐와 베토벤 연주에 있어 역사적인 명연을 남겼는데, 1936년에 녹음한 피셔의 바흐 평균율 클라비어 곡집은 ‘역사상 최초 레코딩’인 전설적인 명반이다.
#5아르투르 슈나벨 (Artur Schnabel)
폴란드 출신인 아르투르 슈나벨은 독일 고전주의 작품을 주요 레퍼토리로 삼았던 연주자로, 특히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전곡을 최초로 녹음’한 피아니스트로 그의 연주는 이후 베토벤 해석의 규범이자 출발점으로 인정받고 있다. 베토벤의 피아노 소나타 전곡을 최초로 녹음한 이 기념비적인 음반에서 거침없는 연주로 풀어나가는 그의 베토벤을 들을 수 있다.
#6알프레드 코르토, 자크 티보, 파블로 카잘스 (Alfred Cortot, Jacques Thibaud, Pablo Casals)
1905년에 피아니스트 알프레드 코르토는 당시 바이올린 독주자로 명성을 얻고 있던 자크 티보와 또한 첼리스트로 유명세를 누리던 첼리스트 파블로 카잘스와 함께 피아노 트리오를 결성한다. 이 세 명은 각기 독주 활동으로 그 이름이 이미 널리 알려진 연주자들이었는데, 이들이 모여 트리오를 결성한 것 자체만으로도 대단한 의미를 지닌 사건이었다. 게다가 각자의 음악 성격에서 오는 차이를 극복하고 하나의 색깔로 연주해, 삼중주단을 결성했다는 것 이상으로 화제를 모았다. 이들은 30여년 이상 같이 활동하면서 많은 명연을 남겼는데, 그 중에서도 1920년대와 30년대에 트리오 활동을 하면서 녹음한 연주들은 아직도 많은 사람들로부터 사랑을 받고 있다.
#7아돌프 부쉬 (Adolf Busch)
아돌프 부쉬는 독일의 유명한 바이올린 연주자로 친형인 프리츠 부쉬, 동생인 헤르만 부쉬와 함께 유명한 부쉬 현악 4중주단을 결성해 활동했던 인물이다. 특히 그는 ‘바흐의 관현악 모음곡과 브란덴부르크 협주곡 전곡을 최초로 녹음’한 연주자로 유명하며, 그 외에도 상당수의 바흐 작품들을 최초로 녹음하며 역사적인 명반들을 남기고 있다.
#8알프레드 코르토 (Alfred Cortot)
알프레드 코르토는 20세기 초중반에 활동한 프랑스의 대표적인 피아니스트로, 그의 연주는 기본적으로 프랑스 낭만주의의 전통에 영향을 받아 템포 루바토의 다양한 활용과 섬세한 음색의 변화를 보여주고 연주를 들려주었다. 특히 쇼팽의 연주에 있어서 감성적인 연주로 유명했는데, 피아노의 시인이라고 불렸던 쇼팽의 로맨티시즘의 진수를 보여주는 것으로 감정의 폭이 넓고 풍부한 표현력은 오늘날까지 높이 평가받고 있다. ‘최초의 쇼팽 전주곡 전곡 녹음’ 앨범 이다.
#9디누 리파티 (Dinu Lipatti)
루마니아 출신으로 2차 대전 이후에 세계 정상급의 연주자로 활동했던 디누 리파티는 현대적인 감각과 참신한 서정미가 흐르는 연주로 완벽하게 완성되어 있다는 평을 들었는데, 백혈병으로 이른 나이에 세상을 떠나면서 많은 사람들을 안타깝게 했다. 1950년에 세상을 떠나기 바로 전, 프랑스 브장송 페스티벌에서 가진 리사이틀의 실황을 담고 있는 이 앨범에는 병마와 싸우면서 모든 에너지를 모아 무대에 임하는 그의 최후의 모습을 담고 있다는 점에서 역사적인 명반으로 계속해서 사랑을 받고 있다.
#10블라디미르 호로비츠 (Vladimir Horowitz)
블라디미르 호로비츠는 루빈스타인과 함께 20세기 최고의 피아니스트로 명성을 얻은 연주자이다. 러시아에서 엄청난 성공을 거둔 뒤, 1928년 미국에 데뷔한 뒤 1989년 세상을 떠날 때까지 미국을 중심으로 활동했다. 그의 음색과 주법은 데뷔 시절부터 다른 연주자와는 전혀 다른 독창성을 지니고 있었는데, 그는 말년에도 초인적인 기교와 함께 자신만의 개성을 보여주었다. 특히 리스트와 호로비츠의 커플링은 악마적이고 유혹적인 연주로 높이 평가받고 있다.
#11프리츠 크라이슬러 (Fritz Kreisler)
전설적인 바이올리니스트들 가운데 19세기 바이올린 황금기의 전통을 20세기까지 이어간 연주자로 첫 번째로 꼽히는 인물이 바로 프리츠 크라이슬러이다. 그는 20세기의 많은 바이올린 연주자들이 가장 존경하는 사람이었다. 19세기적인 향취를 불러일으키는 달콤한 음색과 귀족적인 스타일은 그의 연주가 아니면 찾아보기 힘들다. 특히 수많은 바이올린 소품들을 자신만의 스타일로 편곡했는데, 오늘날까지 많은 연주자들이 연주하는 주요 레퍼토리가 되었다. ‘작곡가 자신이 직접 연주한’ 역사적인 앨범.
#12아루투로 토스카니니 (Arturo Toscanini)
20세기는 이전까지와는 전혀 다른 새로운 음악 전통이 성립한 시기이다. 이러한 경향을 이끌어낸 선구자가 바로 이탈리아의 지휘자 아르투로 토스카니니였다. 미국에 정착한 토스카니니는 이후 여생을 미국에서 보내면서 수많은 음반을 남겼다. 1936년에 70세로 뉴욕 필하모니의 상임지휘자를 그만둘 때 많은 사람들은 토스카니니가 은퇴하였다고 생각하였지만, 바로 그해 성탄절에 그를 위해 창립된 NBC 교향악단의 제1회 정기연주회를 지휘하면서 이후로도 무려 17년의 세월을 더 지휘자로 활동했다.
#13브루노 발터 (Bruno Walter)
브루노 발터는 2차 세계대전이 시작되자 미국으로 건너가는데, 미국에서 뉴욕 필하모닉과 메트로폴리탄 오페라를 지휘하며 제2의 전성기를 누리게 된다. 이후 연주 무대에서 은퇴한 발터는 자신을 위해 조직된 콜롬비아 오케스트라를 지휘하며 말년에는 레코딩에만 전념한다. 발터는 강력한 카리스마를 발휘하던 다른 지휘자와는 달리 따뜻하고 겸손한 마음으로 오케스트라와 인간적으로 소통하던 지휘자였다. 그는 자신의 스승이기도 했던 말러를 비롯하여 모차르트, 베토벤 등 빈의 작곡가들의 작품에 특히 뛰어난 연주를 들려주었다
#14예후디 메뉴인, 헵지바 메뉴인 (Yehudi Menuhin, Hephzibah Menuhin)
20세기에는 바이올린 연주에서 뛰어난 음악가들이 많아 나타냈는데, 그 중에서도 독특한 음악 행보를 보여 준 인물이 바로 예후디 메뉴인이다. 어린 시절의 신동에서 청년기의 비르투오조를 거쳐 노년의 마에스트로까지, 그 명성의 변화만큼이나 평생을 성실하게 음악활동으로 보낸 예후디 메뉴인은 그야말로 20세기의 역사와 함께 했던 음악가였다. 1999년 3월에 세상을 떠날 때까지 그는 20세기 바이올리니스트들의 살아있는 전설이었다. 역시 신동으로 이름을 날렸던 그의 누이 동생 헵지바 메뉴인과의 전설적인 듀오 앨범.
#15예후디 메뉴인 (Yehudi Menuhin)
많은 음악가들이 아주 어린 시절부터 신동으로 알려져 있지만, 아직까지도 세계 음악계에 가장 큰 충격을 전해준 신동으로는 예후디 메뉴힌을 꼽는다. 모차르트를 제외하면 신동 음악가로 첫 손에 꼽혔던 메뉴힌은 4세 때부터 바이올린을 공부하여 6세 때 이미 멘델스존의 바이올린 협주곡을 연주해 엄청난 화제를 모았다. 이후 반세기 넘게 세계 음악계의 중심에 서 있었고, 말년에는 지휘자와 교육자, 음악행정가로 많은 활동을 펼쳤다. 모차르트의 바이올린 협주곡 <아델라이데>는 최근에는 모차르트의 위작으로 평가받지만 메뉴인은 생전에 이 곡을 즐겨 연주하곤 했다.
#16반다 란도프스카 (Wanda Landowska)
20세기 중반 하프시코드 연주의 선구자였던 란도프스카는 피아노가 아닌 하프시코드 연주를 강조하면서 “나는 바흐가 원했을 방법으로 연주한다”고 말했다. 피아니스트이자 교육가로 유명한 반다 란도프스카는 특별히 20세기 하프시코드 연주의 선구자로 불리는 인물이다. 1903년 하프시코드 연주를 시작으로 전 유럽에 연주여행을 나섰고, 하프시코드 보급에도 앞장섰다. 또한 바로크와 이전 음악의 발굴과 보급에도 선구적인 업적을 남겼는데 이후 원전연주와 정격연주에 큰 영향을 주었던 음악가였다. 그는 피아노가 아닌 하프시코드 연주를 강조하면서 “나는 바흐가 원했을 방법으로 연주한다”고 말했다. 란도프스카 이후 지금까지 헤아릴 수 없이 많은 명연주가들이 그의 영향 아래 탄생했다.
#17지네트 느뵈 (Ginette Neveu)
음악에 있어서 요절한 천재 이야기는 많지만, 역사상 가장 아까운 천재로 빠지지 않고 언급되는 바이올리니스트가 바로 지네트 느뵈이다. 2차 대전이 끝난 뒤에야 본격적으로 활동할 수 있었던 느뵈는 1949년 10월27일 미국으로 연주여행을 가던 중 비행기 사고로 세상을 떠나게 된다. 불과 5년도 채 되지 않는 짧은 연주활동 끝에 음악 인생을 마감한 것이다. 그녀가 남긴 몇 안되는 레코딩 가운데서도 브람스의 바이올린 협주곡 연주는 전설적인 명연으로 오늘날까지 그 명성을 이어오고 있다.
#18데니스 브레인 (Dennis Brain)
1957년 자동차 사고로 36살의 젊은 나이에 요절한 데니스 브레인은 20세기 최고의 호른 연주자였다. 데니스 브레인은 로열 필하모닉, 필하모니아 관현악단 등 영국의 대표적인 교향악단에서 수석 연주자로 활동했고, 많은 독주자들과 실내악 활동도 활발하게 하며 많은 명연을 남겼는데, 지금도 데니스 브레인은 재능을 다 펼치지 못하고 세상을 떠난 천재들 가운데 한 명으로 평가받고 있다.
#19존 맥코맥 (John McCormack)
20세기 초반에 활약한 아일랜드 출신의 테너 가수 존 맥코맥은 오페라 가수로 활동한 뿐만 아니라 가곡 분야에서도 뛰어난 실력을 발휘하며 오늘날 전설적인 목소리의 한 사람으로 기억되고 있다.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진 아인랜드 민요 ‘런던데리 에어’는 원래 가사가 없는 음악이었는데, 아일랜드 시인 토머스 무어가 가사를 써서 ‘오 메리 디어’라는 곡으로 만들었으며, 이 노래는 존 맥코맥이 불러 전세계적으로 유명해졌다. 같은 노래이지만 우리에게는 ‘대니 보이’라는 제목의 가사가 더 많이 알려져있다.
#20엔리코 카루소 (Enrico Caruso)
20세기 초반의 전설적인 테너 ‘엔리코 카루소’가 1902년에서 1904년 사이, 레코딩 역사의 초창기 시절에 녹음한 전설적인 오페라 아리아와 가곡 앨범. 이 앨범으로 인해 레코딩 비즈니스에서 ‘음반’이라는 매체가 처음으로 대중들에게 널리 알려지게 되는데, 이후 음악은 언제 어디서나 ‘음반’을 통해 손쉽게 감상할 수 있게 되었다. 이 획기적인 전기를 만들어낸 역사적인 앨범이 바로 이 카루소의 앨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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